“집을 발견한 다음,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신축과 리모델링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어요. 그러다 현재 상황에 맞춰 꼼꼼히 따져보고 신중하게 결론을 내리게 되었죠.”
신축했을 경우 줄어들 건축면적과 협소한 골목이라 부딪히게 될 철거의 어려움, 입주까지 주어진 시간 등을 고려했을 때 가족에게는 리모델링이 답이었다.
COST
벽돌 마감의 이전 집 모습. 외부 계단으로 두 층이 연결되어 있었다.
BEFORE 1970년에 지어진 벽돌조 2층 주택으로, 1층은 60대 집주인 가족이 살고, 외부 철제 계단으로 올라가는 2층은 세입자 세대가 거주했다. 계단으로 인해 대문 안쪽은 마당이라 할 것도 없이 매우 협소한 외부 공간을 가지고 있었고, 2층에만 작은 테라스가 놓인 상태였다. 리모델링 후엔 한 가족이 두 개 층을 사용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외부 계단을 없애고 계단실 일부를 증축해 두 층을 하나로 연결하기로 했다.
그렇게 마음을 굳히고 부부의 첫 쇼룸을 디자인 및 시공해주었던 생활건축 홍성준 소장에게 모든 것을 일임했다. 남편과는 이미 14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두터웠다. 홍 소장은 “가족이 원하는 바는 간단했다”며 “세 식구가 생활하기 적당한 공간과 무엇보다 아이가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집을 바랐다”고 설명했다.
거의 매일 같이 회의하며 작은 것 하나도 의견을 나눴고, 두 달간의 내부 공사 후 지난 3월, 대문·외부 테라스·조경까지 모든 공정이 마무리됐다. 집이 완성되고 나서 그 누구보다 기뻐했던 사람은 바로 아들 세현이. 공사할 때부터 현장을 놀이터 삼아 누비더니 요즘도 세상에 집만 한 놀이터는 없음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아들은 집 안 곳곳에서 자기만의 놀이 공간을 찾아내요. 내단열을 위해 두꺼워진 창 턱 위도, 두 층을 이어주는 계단도, 대문 옆 작은 화단에서도 소소한 재미를 느끼죠.”
처음부터 주거 용도로만 생각하고 온전히 세 식구만 쓰다, 얼마 전부터 2층을 한복 작업실 및 쇼룸으로 사용하고 있다.
“가게가 좁아 한복 피팅을 위한 장소가 따로 필요했어요. 그래서 2층을 잠시 손님들께 내드리게 되었죠. 주택의 포근함이 전해져서인지 찾아오시는 분들 모두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런 반응을 볼 때마다 집 고치기 잘 했다는 뿌듯함이 밀려오기도 하죠(웃음).”
집 한편을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지만, 사적인 공간은 지키고 있으니 불편함은 없다. 오히려 집을 본 후 리모델링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에게 이런저런 조언까지 해줄 수 있게 됨을 즐거워하는 가족이다.
동네의 호젓했던 분위기를 그대로 지키며 잘 고친 집. 주변 집과 어울려 여전히 골목 속 하나의 풍경이 되어준다.
화이트 톤으로 깔끔하게 꾸민 현관과 대문 좌측에 마련한 작은 화단. 그리고 그 앞에서 놀고 있는 아들 세현이의 모습
AFTER 일단 기존의 벽돌 부분을 적절히 남기고 금속공사를 통하여 집의 외형을 새로 잡았다. 증축 부분은 H빔을 이용한 철골조로 기존 연와조의 구조 보강을 같이 진행했다. 외장재는 EPS 난연 패널(샌드위치 패널) 위 골강판 시공을 하여 공사기간을 줄이고, 외부에서 보았을 때 기존 연와조와는 대비되도록 했다. 담장 사이에 위치한 대문은 원래 것을 헐고 수직·수평의 간결한 디자인으로 새롭게 제작했다. 대문 좌측, 폭이 1.2m 정도 되는 통로에는 개비온을 활용해 라일락 나무를 심은 아담한 화단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 아이가 놀 수 있는 작은 모래 놀이터도 마련해주었다.
아파트와 달리 주택의 공사는 옥상 방수, 외벽·조경 공사 등으로 추가 공사비가 늘어나기 쉽습니다. 최종 마감재에 따라 공사비 차이는 있겠지만, 30년 된 벽돌조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비용(구조보강 포함)은 용도가 상가인 경우 평당 350만원 내외, 주택은 평당 450만원 내외의 공사비가 발생합니다. 물론 구조 보강이나 증축 등의 대수선, 인허가 등이 없는 실내 재료의 교체만 진행하면 공사비는 낮아질 것입니다. 높은 공사비에도 불구하고 리모델링이 주는 가치는 분명합니다.
리모델링 공사비는 신축 대비 70~80% 정도로, 같은 면적을 짓는다면 리모델링이 저렴한 셈입니다. 신축 시에는 신축된 연면적에 비례하여 주차장을 확보해야 하지만, 기존 건물에 증축 시에는 증축으로 면적이 증가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설치 기준을 적용, 산정하는 이점도 있습니다.
리모델링 전 내부 모습. 가족에게 맞춘 평면의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BEFORE 두 세대가 1층과 2층을 각각 사용하고 있는 상태라 평면과 마감재 등이 제각각이었다. 두 집 모두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각 실을 사용하고 있다 보니 공간의 재정비가 필요한 상황. 따라서 두 집을 통일성 있게 하나의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AFTER 한복을 디자인하는 아내가 집 내부의 색감과 가구, 조명 등의 소품에 관심이 많아 디자인 과정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가족에게 딱 맞는 집 안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다. 1층은 삶의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방 두 개와 주방, 식당, 화장실을 배치하고, 볕 잘 드는 2층에 거실과 가족실을 두어 넓게 쓸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했다. 특히 2층은 모든 벽체를 철거해 오픈형 공간으로 꾸몄는데, 덕분에 다양한 연출이 가능했고 추후에 쇼룸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충분한 미팅을 하고 설계했지만, 공사비와 시간 부족으로 작은 다락방을 만들지 못한 건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PLAN & SECTION ① 방 ② 주방 ③ 거실 ④ 현관 ⑤ 대문 ⑥ 안방 ⑦ 욕실 ⑧ 아이방 ⑨ 드레스룸 ⑩ 가족실/작업실 ⑪ 발코니
SPACE POINT
❶ 증축된 계단실 2개 층이 수직적으로 오픈된 6m의 계단실을 만들었다. 남향으로 배치된 계단실의 수직 창은 낮 시간, 1층의 깊은 곳까지 빛이 닿게 해준다.
❷ 아이를 위한 해먹 구조 보강한 노출 H빔을 이용해 간단하게 해먹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건축가가 세현이에게 주는 깜짝 선물이었다.
❸야외 테라스 마당이 아담한 대신 2층에는 테라스가 자리한다. 볕 좋은 날에는 이웃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가족만의 야외 활동을 즐긴다.